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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사랑. 9 참 잘 살다갑니다

작성자
황종원
작성일
2019-12-28 20:17
조회
1361






작가의 연역을 들여다봅니다.

‘혼불’ 책 표지 뒤에 있는 설명과 인터넷을 통해 모은 조각 정보를 정리합니다.


작가 생전에 쓰인 소개입니다.

' 작가 최명희는 1947년 전주에서 태어나 전북 대학교 국어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쓰러지는 빛>으로 당선, 그 이듬해인 1981년 동아 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2천만 원 고료 장편 소설 공모에 <혼불>[1부]가 당선되었다. 


혼불은 1980 년 봄 4월부터 첫 장을 쓰기 시작하여1996년 12월에 이르기까지 만 17년간 오로지 이 하나에 투혼하며 집필해온 작품으로 1990년 겨울 한길사에서 제1.2부가 출간되었고 다시 6년 만에 총 5부 전 10권으로 출간되었다. 작가는 이 소설 혼불로 제 11회 단재상을 수상하였고, 전북대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수여하였으며, 세종문화상, 여성동아대상, 호암 예술상 등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의 다른 작품으로는 단편 소설 <몌별> <만종><정옥이> <주소>등이 있다. 현재 미국 뉴욕 주립대학교 스토니브록한국학과에서는 그가 초청받아 강연하였던 글 <나의 혼, 나의 문학>을 고급 한국어 교재로 채택하여 가르치고 있다.'

이것으로 끝입니다.


책에서는 그렇지만 현실의 작가 최명희는 1998년 12월11일, 난소암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운명하고 발인을 삼성의료원 영안실에서 합니다.


산소 호흡기에 숨을 이어갈 때 그이가 쓴 필담은 "혼불 하나면 됩니다.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참 잘 살고 갑니다. " 이었습니다.

작가 최명희는 원고지에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 집필하는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원고지는 아주 깔끔해서 알아보지 못하는 글씨가 없을 정도였답니다.

아우인 최선희씨는 워맨 매개진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언니 원고를 보면 감탄을 하죠.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은 글씨체인데도 명필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글씨 한잔 한자에 정성을 들이는 성격이었죠. 언니는 일필휘지를 믿지 않는다고 했어요. 수없이 파지를 내고서야 원고지 한 칸 한 칸이 메워집니다. 그 정성이 오죽했겠어요. "

"언니의 손길이 거치면 무엇이든 생기를 얻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이상하게 솜씨가 좋아 너무 부러웠어요. 머리를 빗겨 주거나 리본을 묶어도 언니 손끝이 가면 그렇게 분위기가 살아날 수가 없었죠. "

" 언니가 살아서도 밝히기를 원치 않았던 소소한 이야기를 동생이 시시콜콜 늘어 놓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습니다. 먼 훗날에 언니에 대해 조명하는 날이 올 때 까지 유족으로서 슬픔을 감당해 나갈 뿐입니다. "

혼불의 작가 최명희는 1998년 12월 15일 고향인 전주시 덕진구 최명희 문

학공원에 묻혔습니다.


이 날 하늘은 겨울 날씨 같지 않게 진파란 색갈을 띄고 있었고 푸른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하늘, 하얀 구름이 심상치 않아 사람들은 한동안 하늘을 우러

러 보았습니다.

붉은 단풍이 아직도 가을인양 아직도 빛이 새로워 파란 하늘에 붉은 단풍이

고왔습니다.


선릉의 꽃과 나무를 너무나 보고 싶어했던 그가 늘 입버릇 삼던

"나 이제 다나을 거니까 퇴원하면 우리 선릉가자. 예쁜 자연 보러가야지. "

하던 그의 말대로 상여가 멎은 곳은 예쁜 자연이 있는 곳입니다.

아직 젊은 나이 쉰둘이었습니다.


그러나 혼불에 불사른 열정으로 보아 죽음은 정해진거나 다름 없었을 것입니다.

월간 신동아에 글을 연재하면서 고작 40여만원의 원고료만으로 한 달 생활을 하는

궁핍함에도 그네에겐 흔들림 없는 여유가 있었으나 , 그는 글에 관해서는 아주

까다로웠습니다.

출판사에서는 그의 글에 대해서 토씨하나, 쉼표나 마침표 하나 손을 대지 못

했습니다.


마치 바위에 글을 쓰듯 하던 지성과 몰두로 건강이 당해내겠습니까 ?

문인활동에는 조용했지만 그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학때 아버지를 여위고 모교 기전 여고 시절에 알게 되어 돌아가신 아버님의 역할을 하여온 강원룡목사, 옥중에서 부인 김진주씨를 통해 만났던 시인 박노해, 중학교 때 37년간 우정의 친구 이금림(드라마 작가 ), 그이를 아꼈던 박완서, 이청준 ….


그러나 나는 여기서 작가의 고교동문이라든지, 그의 가르침을 받았던 기전여고나 보성여고 시절의 친구이름들이 언론에 뜨지 못하고 그늘 속에 있음을 짐작합니다.


그는 구슬 목걸이의 실처럼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시대와 역사의 별들인 여러 선생의 구슬 속에 숨어서 혼불 이란 작품으로 꿰어 줄 수 있는 삶, 혼불을 읽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자신은 조용히 실처럼 살고 싶었을 것입니다.

(1999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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