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천필만필(공지사항)

제3회 혼불의메아리 결과를 발표합니다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20-05-10 16:53
조회
3393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  '혼불의 메아리' >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 드립니다. 더 많은 분과 수상의 영예를 나누지 못해 무척 아쉽습니다. 참가자들이 최선을 다해 읽고 쓴 것처럼 심사위원들도 열심히 읽고 토론했습니다. 수상하신 분께 축하 드리며, 이번에 수상하지 못한 분들과는 다음 인연을 기대합니다. 올해 가을부터 시작될 네 번째 대회에도 큰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주최: ㈔혼불문학 다산북스 전주MBC

•주관: 최명희문학관 혼불기념사업회

•후원: 전라북도 전주시 남원시

 

○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  '혼불의 메아리'>, 고경자 씨 대상 수상

○ 한국문학을 살찌우는 아름다운 독자들… 총 320편 접수

일상적으로 무의식적으로 갑질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진솔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나이 들었을 때 표정만으로도 따뜻하고 정감이 가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빛나는 지위’ 획득은 누구에게나 강력한 유혹의 손길을 펼치고, 지위와 함께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권력의 맛을 본 사람들은 그 맛에 쉽게 중독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매우 주의하며 하루하루를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만약 자신이 휘두르는 힘과 권력의 맛에 중독될 때, 정말 소중한 무언가를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고경자의 「높은 지위에 관한 욕망은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한다: 우리가 잃어 버린 것에 관하여」 중에서

 
수상자 3인 모음.JPG

올해 혼불의 메아리는 지난해 가을부터 3월 말까지 혼불문학상 수상작품인 「칼과 혀」(권정현·2017),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전혜정·2018), 「최후의 만찬」(서철원·2019) 세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독후감을 공모, 모두 320편의 작품이 접수됐습니다. 


전북 지역 참가자와 타지역 참가자가 각각 30.6%와 69.4%로 전국에서 고르게 참여했으며, 전북 30.6%(전주 20%), 경기 14.3%, 서울 11.8% 순이었습니다. 참가자 연령도 16세 중학생부터 75세까지 다양했습니다. 40대와 20대가 각각 21%와 20%로 높았으며, 50대, 30대, 10대, 60대, 70대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칼과 혀」와 「최후의 만찬」은 40·50대의 참여가 많았고,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은 20대 참가자가 33%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층의 높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혼불문학과 전주MBC, 다산북스, 최명희문학관이 함께 진행하는 혼불의 메아리는 좋은 독자가 좋은 작가를 만든다는 믿음에서 시작돼 인문학적 감성을 지닌 독자를 발굴하고 그 독자들이 지속해서 자신의 독서 활동을 이어나갈 기회를 만들기 위해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제4회 대회는 올해 가을 시작됩니다. 

 


●전체 수상자와 수상작품

○대상

 ―고경자(전북 전주시) 「높은 지위에 관한 욕망은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한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에 관하여」

○우수상

 ―양봉만(전북 순창군) 「낭만주의적 역사 소설『최후의 만찬』이 동경한 절대성」

 ―최형만(전남 여수시) 「칼과 혀를 한 몸에 품고」

○가작

 ―강혜민(전북 전주시) 「칼과 혀 - 잘린 것들에 대한 애도」

 ―김나민(경기 용인시) 「욕망의 다른 이름」

 ―김동욱(전북 전주시) 「『최후의 만찬』을 읽고 -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공존과 줄타기」

 ―김민경(부산 사상구) 「『최후의 만찬』을 읽고 나서」

 ―김선영(경기 수원시) 「기쁨과 슬픔의 창조적 변형」 

 ―김선형(서울 마포구)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김혜정(경남 창원시) 「칼과 혀; 갈등과 화해의 사용법」

 ―노금구(인천 옹진군)‘ 「칼’과 ‘혀’, 두 갈등에 대하여」

 ―문진아(전북 전주시)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

 ―박동성(서울 성북구) 「요리 예술의 구원 - 권정현의 『칼과 혀』」

 ―박선규(경기 용인시) 「칼과 혀」

 ―서영미(전북 전주시) 「권력의 파워 게임 속 인간의 욕망과 진실」

 ―서은옥(광주 북구) 「세상의 향기 - 『최후의 만찬』을 읽고」

 ―서헌(경남 창원시) 「‘다른 삶’이 아닌 인간다운 삶」

 ―선종수(전남 순천시) 「독재의 마리오네뜨가 되지 말고 민주주의에 앙가주망하자」

 ―송윤정(전북 전주시) 「이상세계의 순교자를 보다」

 ―신지영(경기 군포시) 「청자라는 이름의 작가」

 ―엄지연(전북 전주시) 「시대의 만한전석을 불도장으로 그려내다」

 ―여은화(광주 남구) 「넘침의 미학의 문제작」

 ―염승탁(경기 김포시) 「우린 이웃이니까…」

 ―윤대웅(서울 관악구) 「다른 삶은 없다 -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을 둘러싼 텍스트의 오디세이」

 ―윤정아(전북 전주시) 「어떤 욕망」

 ―이금임(전북 군산시) 「고요히 하루를 잠식해 오는 어둠처럼」

 ―이윤신(전북 전주시) 「풀잎 같고 바람 같으며 낱알 같은 부스러기들의 역사」

 ―이하경(부산 연제구) 「어둠은 결코 빛보다 어둡지 않다」

 ―이형우(경기 용인시) 「자유와 평등, 대동사상을 외치는 집단무도회」

 ―정예은(광주 서구) 「종이 한 장, 그 얇은 경계에서」

 ―조희태(전북 정읍시) 「소원해진 친구를 부르고 싶다」

 ―한송희(경기 안양시) 「이야기의 힘」



 ―한승희(인천시 남동구) 「살아서 저항하는 보랏빛 문학」

 


●수상소감고경자(45세·전북 전주시)

 

2020년 초, 작은 수술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반강제로 휴식을 취하는 김에 좋은 책을 접하고, 생각을 정리하고자 하는 단순한 생각과 결과를 간접 체험하면서 허공을 떠돌던 다양한 생각의 편린들을 종합하고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에 참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의 사고와 행동, 그리고 선택을 돌아보며 이미 사로잡힌 욕구와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숙고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앞으로 저의 삶에 반영되어 불행을 퍼트리는 사람이 아니라, 행복을 이어 주고 전파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런 숙고의 기회를 주신 전주MBC와 다산북스, 최명희문학관 관계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 공모전이 유지·발전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아울러 많은 시민이 <혼불의 메아리> 공모전에 참여하여 마음의 양식을 쌓고, 한 사람 한 사람이 풍성한 삶을 창조하여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전주,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수상소감양봉만(51세·전북 순창군)


 

○내 실명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게 두려웠다. 수상 소식을 알리는 전화를 받고 담당자에게 익명으로 할 수 없느냐고 물었다. 스스로 꼴같잖게 여겨졌다. 부끄러웠다. 어제오늘 내내 수치심으로 마음 무겁고 우울했다. 내가 영원히 짊어질 고통이고 조금이라도 가볍게 느껴질까 늘 염려해야 할 행동이라는 점을 되새기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전해진 입상 알림은 내게 기쁨을 주는 일이어야 했다. 참담, 도피, 회피, 잊기, 숨기, 사죄, 용서, 분노, 직시, 위안, 평안, 휴식 등이 중첩되면서 더 열심히 껴안으려 했던 1년여 넘은 기간의 독서와 글쓰기였다. 이런 영광과 명예를 얻는 일이 거듭 두렵고 죄스럽다. 

상금을 받으면 『혼불』 전권을 사겠다. 형이 구매했던 초판본을 20여 전에 읽었다. 형은 무릎을 꿇은 채 한 자 한 자, 한 문장 한 문장을 새기며 읽었다는데, 나는 그렇게 읽지 못했던 일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네 계절에 걸쳐 형처럼 그렇게 읽어 보고 싶다. 다섯 살 전후, ‘수월 고모댁’ 가는 길에 철길을 걷다가 엄마 손 잡고 개울을 ‘으쌰!’ 하며 뛰어넘던 기억이 흑백 필름으로 남아 있다. 45년이 지났고 고모님은 오래전에 돌아가셨지만, 『혼불』 속 숨이라도 느낄까 그 길을 걸어 봐야겠다. 



어젯밤은 봄이었는데 오늘 아침이 지나니 여름이다. 하룻밤 사이에 계절이 바뀌었다. 나도 그러고 싶다. 

●수상소감최형만(51세·전남 여수시)


 

○수상 소식은 언제나 어울리지 않는 말을 듣는 기분입니다. 해 질 무렵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거나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을 멍하니 바라볼 때도 그랬습니다. 물질이 정신을 온전히 품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저 먼발치에서 바라만 봤으니까요. 생각해 보면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돌아 나와 가고 싶은 길로 첫걸음을 떼는 데도 지난한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글쓰기가 저의 삶을 얼마만큼 바꿔 놓을지 여전히 말할 수 없지만, 인간 정신의 불멸을 보여주는 작가 최명희 선생의 『혼불』은 민족혼의 원형처럼 저만의 원형을 찾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칼과 혀』는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무게감에 어떻게 짓눌릴 수 있는지 보여 주는 동시에 인간이 인간일 수밖에 없는 가장 근원적인 가치를 이정표로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신종 바이러스로 우리의 삶은 중대한 고비를 맞았으나 결국엔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인류애적 과제를 확인하는 순간처럼 말이죠.



감상문을 쓰면서 권정현 작가의 치열한 사유를 통하여 저만의 길을 발견한 기쁨이 큽니다. 이는 그야말로 꼭 한 번은 걷고 싶고, 가보고 싶은 길일 것입니다. 힘든 여정의 출발선에서 격려의 눈길을 주신 심사위원과 관계자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글쓰기의 원대함이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읽기와 쓰기를 통하여 작가 최명희 선생의 ‘혼불’을 소중히 지켜 가겠습니다.  

 


●심사평_ 귀명창이 명창을 만든다

 

○독후감은 글을 읽고 난 뒤 자기 생각을 다시 글로 적는 매우 독특한 글쓰기 양식이다. 읽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의지를 투입해야 하고, 쓰는 일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냥 읽기만 하거나 쓰기만 하는 것에 비하면 곱절의 투자가 필요한 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혼불문학상 수상작 독후감 공모는, 일반 글쓰기 공모와는 다른 ‘삭힘의 미학’이 드러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한 사람의 생애가 우리가 읽을 수 있는 한 권의 ‘텍스트’라면, 한 생애가 다 끝나야 드러나고 목격되는 혼불은 응축된 ‘콘텍스트’라 할 것이다.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난 뒤 그 책은 독자의 영혼에 어떤 풍경을 남겼는가…. 같은 책을 읽었지만, 그 책이 남긴 인상은 모두에게 다 다르다. 누가 좀 더 자신의 마음에 새겨진 그 인상적인 풍경을 더욱 선명하게 재현하는가, 독후감 심사의 기준은 오직 그것이 될 수밖에 없다. 

심사진은 즐겁게 배우는 마음으로 응모자들이 보내준 한 편, 한 편의 독후감을 소중하게 읽었다. 이 책이 어떤 이에게는 이런 풍경을 그리게 했구나, 살펴보는 일은 흥미진진했다. 

최종적으로 고경자 님이 『독재자 리아민의 삶』을 읽고 쓴 글을 가장 좋은 독후감으로 뽑았다. 고경자 님의 독창적인 분석은 원작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매우 높은 곳으로 끌어올렸다. ‘책’을 통해 작가와 독자, 그리고 생면부지의 독자와 독자들은 이같이 지적 대화를 나눌 수 있음을 증명해 줬다. 마지막까지 심사위원들의 손을 떠나지 않았던 양봉만 님의 글은 『최후의 만찬』에 대한 비평가적 안목으로 쓰였다. 우리 당대 독자들의 눈은 이처럼 예리하고 원작을 통한 세계 이해의 폭은 넓다. 

‘귀명창’이 명창을 만든다는 말을 실감한다. 혼불문학상 수상 작가들에게 이 독후감 공모전은 또 다른 자극과 격려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서로 소통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책의 세계’ 속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 감사하고 아름답다. ∥김병용(소설가, 전 백제예술대 교수) 

 

○독후감을 쓰는 일은 한 권의 책을 읽은 독자가 한 편의 글을 쓰는 작가로 탄생하는 독특한 형식의 경험이다. 그런 까닭에 독후감은 독자로서의 감각이 탁월하게 드러나는 글이 있는가 하면, 글쓴이로서의 개성이 눈에 띄는 글도 있다. 문제는 두 경우를 모두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이다. 성실하게 독해하고 감상해 낸 것을 장점으로 삼고 있는 독후감의 경우 그 내용을 창조적 쓰기로 연계한 글이 드물었고, 반대로 자기 사유의 다양함을 보여주는 독후감에서 섬세한 책 읽기의 흔적을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이런 점이 독후감 쓰기의 어려움이 아닐까 한다.

올해 독후감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은 적어도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 작품이다. 글쓴이들은 읽고 쓰는 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줄 알았다. 전문적인 서평가 수준을 상회하는 작품도 많았다. 작품의 행간에 꽁꽁 숨어 있는 비밀까지 눈썰미 있게 밝혀낼 줄 아는 응모작들을 읽으며 무릎을 서너 번 쳐 대기도 했다. 작품이 독자의 빛나는 독서 활동에서 최종적으로 완성된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단순히 대상 작품을 요약한 글,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엉뚱하게 상상해 낸 글, 작품의 규모를 넘어서는 글쓴이의 자유분방한 사유와 상상을 그러낸 글은 일찌감치 논의에서 제외했다. 반면에 글쓴이의 읽고 쓰는 능력이 한 편의 글을 통해 생명을 얻어 낸 독후감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독후감도 그 자체로 하나의 창작품이라는 점에서 자기 완결성을 눈여겨본 것이다. 수상을 한 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문신(문학평론가,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쓰는 자(작가)의 수고가 만만치 않음을 알지만 읽는 자(독자)의 수고 또한 그 못지않음을 생각한다. 쓰는 자가 세계에 대한 비의를 여러 문학적 장치 아래 깔아 두고 있다면 읽는 자는 그것들을 들춰 가며 숨바꼭질하듯 공들여 찾아 나간다. 거기에 더해 읽는 자는 자신의 솜씨로 작품을 재가공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니 그 수고를 어찌 가볍다 하겠는가. 제3회 ‘혼불의 메아리’ 공모전에 참여한 독자들의 독서에는 책 읽기의 수고가 고스란하여 경외감을 불러일으켰다.

독후감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독후감을 정의하라고 할 때 선뜻 입을 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독후감을 쓰는 행위가 스스로 독후감에 대해 고뇌하며 정의해 가는 과정이란 사실일 것이다. 이번 공모전에 참여한 분들은 그러한 수고를 기꺼이 감당한 사람들로 독후감이 결코 번외의 장르가 아님을 그 수준으로 웅변하고 있었다.

물론 개중에는 원작을 요약하는 데 지면을 할애하거나 타인의 시선을 빌려 작품을 읽은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독자는 원작에 대한 이해를 넘어 인식의 지평을 확대해 가거나 삶의 지향을 찾아내려는 독서 본연의 취지를 훌륭히 성취하고 있었다. 이러한 독자들 앞에서 작가들은 더욱더 푸르게 날을 벼리며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새삼 세상의 모든 독자에게 예를 갖추고 싶다. ∥이광재(소설가, 제5회 혼불문학상 수상)

 

○한 명의 작가로 독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그리 기쁘기만 한 일은 아니다. 때론 쓴소리를 듣기도 하고 때론 몰이해의 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 작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작품을 쓴 작가와 작품을 읽는 독자의 세계는 엄연히 다르며, 설사 어떤 부분적 이해와 공감이 이루어진다 해도 그 또한 독립된 범주의 세계라는 생각이다. 특히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은 소설 안과 밖의 세계가 여러 갈래로 분화되어 해석 가능한 작품인 만큼, 작자 스스로 한 명의 작가가 되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나간 독후감들이 더욱 눈에 띄었다. 

고경자의 <우리가 잃어버린 것에 관하여>는 주요 인물들이 빛나는 지위를 획득한 대신 무엇을 잃었는가를 고찰하는 과정에서, 이를 사회적 구도로 한정하지 않고 개인의 인생과 관계로 연계하여 소설의 세계관과 가치를 더욱 확장해 주었다. 또한 작자의 독자적 의견을 효율적으로 제시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독후감 자체로서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김나민의 <욕망의 다른 이름>은 작품 속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물들을 해석해 나감으로써 작품이 숨겨둔 함의적 가치를 추출하는 실력이 뛰어났으며, 작품에서의 여성에 대한 시각을 고찰하는 과정이 예리했다. 신지영의 <청자라는 이름의 작가>는 작품의 세세한 내용을 나열하지 않고도 작품 속의 화자와 인물들을 꿰뚫는 시각이 흥미로웠다. 특히 때론 작가가 듣는 이야기를 선택하지 못하고 ‘들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기도 하다는 것, ‘특별한 독자 ’정율리를 잃음으로써 작가의 위치를 잃는다는 관계 해석은 독후감에서만 볼 수 있는 묘미라는 생각이다. ∥김소윤(소설가,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

 

○전체 심사위원 명단 (가나다 순)

 ― 김도수(시인, 수필가, 최명희문학관 상주작가)

 ― 김미영(문학박사, 전북대 강의전담교수)

 ― 김병용(문학박사, 전 백제예술대 교수, 혼불평론상 수상)

 ― 김소윤(소설가,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

 ― 문신(교육학박사, 문학평론가, 우석대 문창과 교수)

 ― 이광재(소설가, 혼불문학상 수상)

 ― 정혜인(교정교열가)

 ― 최기우(극작가, 전주대 한국어문학과 겸임교수)




제3회 혼불의 메아리 수상자 명단.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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