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24일-26일) 프로그램과 25일(설) 개방 안내

설 당일인 1월 25일(토)은 정기휴관일이지만, 개관합니다.
1월 27일(월)은 정기휴관일입니다.

“오, 윷점 쳤는가 보구나.”
하면서 웃었다.
“어디. 이리 좀 주어봐. 나도 한번 해 보게.”
넘어진 김에 쉬어 가고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말도 있다더라만, 나도 윷 본 김에 점이나 쳐 보자. 아까 흰 나비를 보았더니 영 마음이 안 좋네. 아이고오, 이놈의 세상.
“원래 윷점 칠라면 복숭아나무 가지로 만든 윷 가지고 해야는 것 아니라고?”
수천댁이 손바닥에 엎은 종지를 짜락짜락 흔들며 말했다.
“머, 재미로 허는 것인데요, 무슨 나무 윷이면 어떻답니까.”
“그래도 귀신은 복숭아나무를 좋아헌다대.”
“싫어헌다등만. 아닝가? 에이, 그런 무서운 말씀 말고, 어서 던져 보서요. 맞는가 좀 보게요.”
수천댁은 종지에 담긴 윷을 손바닥에 엎어서 살짝 쥐고 흔들었다.
짜그르락, 짜그르락.
윷들이 종지를 치는 소리가 투명하고 곱다. ∥「혼불」 8권 271쪽

“설 연휴, 윷점 보러 최명희문학관에 오세요!”

경자년 설 체험프로그램으로 지난해 큰 관심을 받았던 윷점을 다시 선보입니다. 윷점은 윷을 세 번 던져서 각기 나온 상태를 합해 얻은 괘로 한 해의 운수와 풍흉을 점치는 새해 풍속. 개·걸·도가 나오면 영아득유(嬰兒得乳·어린 아이가 젖을 얻음), 걸·걸·도가 나오면 어변성룡(魚變成龍·물고기가 변하여 용이 됨), 걸·걸·걸이 나오면 수화성실(樹花成實·꽃나무에 열매가 달림) 등 64개의 점괘가 있습니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서 오류골댁이 딸 강실이를 걱정하며 동서인 수천댁과 윷점을 치는 장면이 나오며, 제8권에 64괘의 뜻풀이가 소개돼 있습니다.
설 프로그램은 24일(토)과 26일(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설 당일인 25일(토)은 정기휴관일이지만,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특별 개관합니다.
「혼불」 속 단어와 문장을 나누는 ‘혼불문장나눔’과 ‘1년 뒤에 받는 나에게 쓰는 편지’, ‘전주發 엽서 한 장’, ‘길광편우(吉光片羽): 생각수첩 만들기’, ‘꽃갈피 만들기’, ‘최명희 서체 따라 쓰기’, ‘「혼불」 필사하기’ 등 상설체험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며, 연필·엽서·헌책 등 문화상품 할인행사도 마련됐습니다.
설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 최명희와 소설 「혼불」, 전주에 대해 좋은 인상과 소소한 기쁨을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