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로 보는 전주 역사

매체: 새만금일보
날짜: 2015년 2월 13일
제목: 혼불로 보는 전주 역사

출처: http://www.smgnews.co.kr/sub_read.html?uid=104481&section=sc54
쓴이: 고은미 문학박사

1. 이야기와 역사가 있는 전주

인간 문화의 필수적인 요소 가운데 하나가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우리가 사유하는 방식과 놀이하는 방식 그리고 삶을 이해하는 방식을 그대로 보여 준다. 우리의 삶의 총제적인 모습을 전달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그 창작자들과 향유자들이 살고 있는 지역과의 연관성 아래서 전해 오고 있다. 우리가 지역의 문화를 이야기 할 때 ‘지역’이란 단순히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물리적인 장소가 아니다. 지역은 그 자체가 살아 있는 생명의 땅이며, 고유의 토양과 지형, 물의 흐름과 기후, 동식물을 비롯한 많은 자연의 특질을 갖추고 있는 독자적인 생명의 장이다. 인간은 이러한 ‘생명의 장’이란 공동체 안에 살아가는 하나의 구성원이고 이곳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독자적인 생명의 장인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생성된 이야기는 인간과 지역을 잇는 연결고리이면서 동시에 개별적 지역성의 결합을 통해 한 나라 전체를 구성하는 생태적인 의미를 갖는다.

완판본의 고장 천년 전주가 갖는 지역적 의미는 이야기를 통해 확장된다. 이야기와 이야기의 등장인물은 전라도 지역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타 지역의 사람들에게까지 지역의 특색과 삶의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는 생태적 의미를 가진 살아 있는 존재가 된다. 이때 작품 속 지역은 인쇄물 속에 박제된 채 존재하는 ‘사물(死物)’이 아닌 독자적인 생명을 가진 ‘활물(活物)’로서의 ‘생태 지역’으로 다시 태어난다.

최근 중앙집권적 문학 경향을 비판하고 지역의 특성을 살린 지역 문학 담론이 대두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지역과의 유기적이고 따뜻한 관계를 회복해 지역과 소통하고자하는 작가들의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지역 담론이 부상하기 훨씬 전에 이미 지역과 인간의 연결 고리를 파악하고 그 중요성을 작품으로 형상화한 ‘이야기꾼’이 있다. 바로 우리 지역이 자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