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님하

문학관의 선물(글과 영상)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4/20)_ 나훌나훌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22-06-11 10:21
조회
26


‘나훌나훌’은 물결이나 늘어진 천, 나뭇잎 따위가 보드랍고 느릿하게 굽이져 자꾸 움직이는 모양을 말한다. 팔이나 날개 따위를 활짝 펴고 자꾸 위아래로 보드랍게 움직이는 모양을 말하기도 한다. ‘나울나울’의 전라도 사투리다.

필닐리리 필릴리 필닐리리이 필릴리이.

어린 날, 살구꽃잎으로 꽃밥을 차려 주던 「혼불」의 강실이에게, 강모는 여린 버들가지를 잘라 버들피리를 만들어 주곤 했다.

①버들피리의 부드럽고 여린 음향은 강실이의 여린 목 언저리에서 머뭇거리다가 아지랑이 속으로 사라져 갔었다.

그 소리는 나훌나훌 흔들리는 것도 같았다. (「혼불」)

감미롭고 명랑하면서도, 음의 한 자락은 늘 젖어 있는 듯한 소리였다.

버들피리 소리를 떠올리며 강모는 유유한 구름을 하염없이 올려다보았다.

그의 커다란 눈에 구름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불안하게 흔들렸다. 그 불안은, 강모의 내부에서 두꺼운 각질을 뚫고 터져 나오려는 욕망이 거세게 소용돌이치는 만큼, 질기고 끈끈하게 내리누르는 어떤 힘과 부딪치면서 뒤흔들리는 파문이었다.

②강모는 그 불안을 지그시 참기라도 하는 것처럼 하염없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하늘의 한복판에 깨진 거울 조각같이 날카로운 태양이 메마른 빛을 내뿜고, 그와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한 조각의 구름은 망설이며 유유히 부드럽게 나훌나훌 흘러가고 있었다. (「혼불」)

강모는 홀린 듯이 구름을 바라보았다.

구름은 그 어떤 그물로도 잡을 수 없는 횐 바람이었다.

○ 20명의 시인·작가가 예문으로 소개하는 「혼불」 속 우리말 20개

③감물로 물들인 천들이 마당 빨랫줄마다 가득했다. 그 흰 천들은 어느새 감색을 몸에 불러들이고 바람과 함께 나훌나훌 흔들리고 있었다. (글: 김정배·시인)

김정배 시인(원광대학교 융합교양대학 교수)이 떠올린 ‘나훌나훌’은 봄빛 가득하여 햇살은 다사롭고, 마른 나뭇가지 끝에 새싹이 돋고, 산야에는 봄꽃이 흐드러질 무렵이라. 노랑나비 호랑나비 흰나비 나훌나훌 아지랑이 속으로 날아오르는 때다.

*김정배_ ‘글마음조각가’라는 별칭으로 시인, 문학평론가, ‘오른손잡이지만 왼손 그림 작가’로 활동 중이다. 시평집 『나는 시를 모른다』와 포토포엠 『저만 치 혼자서 피어 있는 하루』, 그린 책 『엄마의 셔츠』 『이상형과 이상향』 등을 냈다.

∥글·사진_ 최명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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