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님하

문학관의 선물(글과 영상)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19/20)_ 포르릉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22-06-17 10:09
조회
571


‘포르릉’은 작은 새가 갑자기 날개를 매우 가볍게 나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을 말한다.

소설 「혼불」에서 ‘포르릉’은 딱 한번 나오는데, 늦바우고개에서다.

늦바우는 평평하고 넓은 안반 같은 바위였다. 늦바우는 장정 서넛은 너끈히 앉을 수 있는 넓이였다. 걸터앉기에도 알맞은 높직한 이 바위는 매안에서 남원으로 가는 장길에서 크낙한 위안거리가 되어 주었다.

그곳 숲속 사이에는 분홍 진달래가 수줍은 듯 자지러질 듯 피어 있어서 강모를 깜짝 놀라게도 하였고, 으름이며 머루, 다래들이 손만 뻗치면 얼마든지 잡히기도 하였다. 그뿐이랴. 만지기도 아까운 빨간 열매를 줄넝쿨로 달고서 다른 나무 줄기를 휘감고 있는 맹감이 지천으로 익어 있기도 했다.

①뻐꾸기며 소쩍새, 멧새들의 울음소리들이 저희끼리 부르고 화답하며 포르릉 나뭇가지를 차고 날기도 하였다. (「혼불」)

꼭 참새처럼 생겼는데도 강모의 손가락 길이 두 배는 될 것 같은 밤색 꽁지를 흔들며 날아오르는 멧새의 앙징스러움이라니.

담적갈색, 암갈색, 검은색, 회색이 물들여 놓은 것처럼 자르르 윤이 나는 깃털 사이에, 유독 얼굴과 목은 하얗던 어여쁜 멧새가 날아가는 고개의 수풀은 진한 솔 향기를 뿜어내곤 하였다.

○ 20명의 시인·작가가 예문으로 소개하는 「혼불」 속 우리말 20개

②잠시도 쉬지 않고 이 가지 저 가지를 오가며 박새는 포르릉 날아다닌다. 포르릉, 포르릉. 박새가 나는 모습을 넋 잃고 보다 보면 어느새 나무 사이로 사라진다. 그런 날이면 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만나는 느낌이 든다. (글: 장창영·시인)

*장창영_ 200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시집 『동백, 몸이 열릴 때』, 문학이론서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을 냈다.

∥글·사진_ 최명희문학관

 
전체 115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공지사항
(영상] 2023년 영상으로 만나는 최명희문학관 (1월~9월)
최명희문학관 | 2023.02.02 | 추천 0 | 조회 832
최명희문학관 2023.02.02 0 832
89
(영상) 2022년 11·12월 영상으로 만나는 최명희문학관
최명희문학관 | 2023.01.05 | 추천 0 | 조회 331
최명희문학관 2023.01.05 0 331
88
(영상) 2022년 9·10월 영상으로 만나는 최명희문학관
최명희문학관 | 2022.12.02 | 추천 0 | 조회 324
최명희문학관 2022.12.02 0 324
87
[글]최명희 소설가의 단편소설 「쓰러지는 빛」 전문
최명희문학관 | 2022.11.18 | 추천 0 | 조회 970
최명희문학관 2022.11.18 0 970
86
(영상) 2022 한옥마을 문화시설 특화축제! 그 현장 속으로
최명희문학관 | 2022.11.09 | 추천 0 | 조회 336
최명희문학관 2022.11.09 0 336
85
(영상) 2022년 7·8월 영상으로 만나는 최명희문학관
최명희문학관 | 2022.09.27 | 추천 0 | 조회 499
최명희문학관 2022.09.27 0 499
84
[영상]창작동화 <백제인 마루>
최명희문학관 | 2022.08.11 | 추천 0 | 조회 479
최명희문학관 2022.08.11 0 479
83
[영상]소설낭독 <「혼불」 속 견훤대왕 이야기>
최명희문학관 | 2022.08.11 | 추천 0 | 조회 487
최명희문학관 2022.08.11 0 487
82
[영상]2022년 6월 영상으로 보는 최명희문학관
최명희문학관 | 2022.07.12 | 추천 0 | 조회 472
최명희문학관 2022.07.12 0 472
81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20/20)_ 함초롬하다
최명희문학관 | 2022.06.17 | 추천 0 | 조회 706
최명희문학관 2022.06.17 0 706
80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19/20)_ 포르릉
최명희문학관 | 2022.06.17 | 추천 0 | 조회 571
최명희문학관 2022.06.17 0 571
79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18/20)_ 찰찰히
최명희문학관 | 2022.06.17 | 추천 0 | 조회 541
최명희문학관 2022.06.17 0 541
78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17/20)_ 조롬조롬
최명희문학관 | 2022.06.17 | 추천 0 | 조회 566
최명희문학관 2022.06.17 0 566
77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16/20)_ 이무럽다
최명희문학관 | 2022.06.17 | 추천 0 | 조회 525
최명희문학관 2022.06.17 0 525
76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15/20)_ 욜랑욜랑
최명희문학관 | 2022.06.17 | 추천 0 | 조회 520
최명희문학관 2022.06.17 0 520
75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14/20)_ 옴시레기
최명희문학관 | 2022.06.17 | 추천 0 | 조회 554
최명희문학관 2022.06.17 0 554
74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13/20)_ 온달
최명희문학관 | 2022.06.17 | 추천 0 | 조회 540
최명희문학관 2022.06.17 0 540
73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12/20)_ 오모가리
최명희문학관 | 2022.06.17 | 추천 0 | 조회 584
최명희문학관 2022.06.17 0 584
72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11/20)_ 애오라지
최명희문학관 | 2022.06.17 | 추천 0 | 조회 514
최명희문학관 2022.06.17 0 514
71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10/20)_ 아리잠직
최명희문학관 | 2022.06.17 | 추천 0 | 조회 684
최명희문학관 2022.06.17 0 684
70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9/20)_ 소담하다
최명희문학관 | 2022.06.17 | 추천 0 | 조회 645
최명희문학관 2022.06.17 0 645
69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8/20)_ 사운거리다
최명희문학관 | 2022.06.15 | 추천 0 | 조회 708
최명희문학관 2022.06.15 0 708
68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7/20)_ 발싸심
최명희문학관 | 2022.06.15 | 추천 0 | 조회 601
최명희문학관 2022.06.15 0 601
67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6/20)_ 몽글다
최명희문학관 | 2022.06.14 | 추천 0 | 조회 607
최명희문학관 2022.06.14 0 607
66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5/20)_ 다보록하다
최명희문학관 | 2022.06.14 | 추천 0 | 조회 503
최명희문학관 2022.06.14 0 503
65
[글]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4/20)_ 나훌나훌
최명희문학관 | 2022.06.11 | 추천 0 | 조회 523
최명희문학관 2022.06.11 0 523
메뉴
error: 콘텐츠가 보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