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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20220323]한지 인형으로 만나는 여고생 최명희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22-03-22 20:56
조회
833


최근들어 최명희문학관에 한지 인형으로 여고생 최명희를 만날 수 있는 박금숙의 닥종이 작품이 들어섰다.

“한지를 한 겹 한 겹 붙이고 두드리고 말리고, 풀에 적신 색한지를 구겨 말리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여고생 최명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들뜨고 두근거렸습니다. 겹겹이 쌓인 닥종이의 두께만큼 관람객의 눈에 오래 머물며 긴 여운을 주는 작품이길 바랍니다”

나무 책상에 앉아 공책에 ‘아름다움이 서렸다’라는 문장을 쓰고 있었을 1964년의 ‘소설 쓰는 여고생 최명희’. 최명희문학관에 여고생 최명희의 모습을 형상화한 닥종이인형 한 점이 상설 전시된다.

닥종이인형은 닥나무 껍질로 만든 종이를 재료로 만든 인형. 가느다란 전선에 한지를 덧붙여 뼈대를 만든 후 닥종이를 한 장 한 장 붙이고 말리는 오랜 과정 끝에 탄생한다. 이 인형은 유럽·미국·일본 등 닥종이인형의 세계화에 힘을 쓰고 있는 박금숙닥종이인형연구소 박금숙대표의 작품이다.

박대표는 “단순히 한지를 덧붙이는 것만이 아니라, 색을 입히고 정교하게 인형을 다듬는 것만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오랜 시간과 공력, 손길 하나하나에 머무는 온 정성이 가득해야 거둘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다음에 이어질 소설의 문장을 생각하는 여고생 최명희의 표정이 닥종이로 더 깊고 해맑게 표현되면서 가난했지만 넉넉한 정과 빛나는 꿈이 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희는 기전여고 1학년 때 모교의 교지 '기전4호'(1964)에 '공작새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발표한다. 원고지 33장 분량의 이 작품은 ‘최명희’란 이름으로 세상에 처음 낸 소설이다. 최명희는 소설 속 향지를 통해 아버지와 어머니의 부재를 말한다. 가족을 팽개치고 어디론가 훌쩍 떠난 아버지와 두 딸을 버리고 재혼한 어머니, 먼 타지의 남자에게 둘째 부인으로 시집가는 언니…. 이후 최명희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가족의 해체는 이 작품부터 시작된다.

닥종이인형 뒤에 놓인 책장에는 고교 시절 읽었을 책을 가득 꽂았다. 1964년 출판협회의 전국독서감상문대회에서 전국 특등을 수상한 바탕이 된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글 전체를 필사했던 타고르의 시집 '기탄잘리', 국어문법서 '우리말본'과 국어사전 '조선말 큰사전'을 비롯해 '백범일지', '데미안' 등이다.

최명희문학관 최기우 관장은 “전주시의 대표 콘텐츠인 한지를 이용해 소설가 최명희를 소개하고 싶었다.”라면서 “최명희의 삶과 작품이 전주한지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질감처럼 시민의 삶에 올곧게 스미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전시물 제작은 최명희문학관이 매년 전주의 미술인들과 진행하는 사업의 하나다. 지금까지 화가 고형숙·김윤숙·박시완·이근수·이주리·정소라·진창윤·최지선·한숙·황진영, 공예가 권금희·정서연·최계호, 판화가 유대수·지용출, 서예가 여태명·이승철, 사진작가 장근범, 종이예술가 이진화, 목조장인 김종연 등 여러 분야의 예술인이 최명희문학관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 바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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