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심을 지닌 땅

언론에 비친

[전북도민일보 20060605]최명희 문학관 월례문학 세미나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07-01-05 19:03
조회
2380
‘언제였던가… 어느 깊은 가을날, 내 방에 혼자 앉아 책을 읽고 있다가, 문득 종이 우산 위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누가 이 창문 앞에 서 있는가 하고 내다 보았을때, 검은 하늘 높은 곳에서 잎사귀들이 저희끼리 갈리며 시나브로 툭, 툭, 떨어지고 있었지-단편소설 ‘쓰러지는 빛’ 중에서’
혼불의 작가 최명희는 생전에 “단 한사람만이라도 오래오래 나의 하는 일을 지켜보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소망했다. 이러한 그의 소망은 그가 남긴 작품을 통해

최명희 문학관(관장 장성수)은 6월부터 매달 15일 월례 문학세미나를 개최하고 작가 최명희와 그의 작품을 연구하는 학자 및 작품의 특성에 맞는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연을 펼친다. 특히 최명희 작가의 작품 중 잘 알려지지 않은 단편소설과 미완성 장편소설, 수필과 칼럼, 강연록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이번 세미나는 혼불 외에도 작가의 또 다른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시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그 첫 시간인 오는 15일 오후 6시 문학관 비시동락지실에서는 혼불문학상 1회 수상자인 장일구 교수(조선대)와 함께 최명희 작가의 단편소설 ‘쓰러지는 빛’을 이야기한다.

장일구 교수는 지난 199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평론에 전승의 담론, 교감의 미학 혼불 최명희론’으로 당선돼 이후 ‘혼불읽기 문화읽기’와 ‘혼불의 언어’를 펴낸 최명희 문학의 전문가.

‘쓰러지는 빛’은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공식적인 최명희의 데뷔작이다. 집을 팔고 난 후 이사를 가기 전 새 집주인이 이사를 오게 되고 며칠간 함께 살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자신이 태어나 20여년을 살아 오면서 어느새 자신의 일부가 되어버린 집. 그 집과 이별하게 되면서 자신이 소중히 아끼고 싶었던 마지막 며칠을 타인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 체험을 담은 것으로 자서전적 성격이 강하다.

작품의 주인공에게 ‘집’은 현실적 의미를 넘어 아름다운 유년시절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그래서 담의 이끼까지도 소중한 곳이다. 이 작품은 작가 모친의 실명이나 ‘간치내’라는 택호의 연원, 와세다 대학을 졸업했던 아버지의 이력과 부친 사망 이후 아버지의 문패를 달고 있던 집을 팔게 된 상황까지를 자세히 밝히고 있다.

당시 신춘문예 심사평에는 “이미 길들 곳을 잃고 떠도는 삶에 길들여진 우리들에게 그저 ‘공간’이 아닌 삶의 ‘장소’로서의 집, 혹은 삶의 뿌리로서의 집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주고 있는 은밀스런 시선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김병용 기획실장은 “‘혼불’이라는 거대한 산에 가려있는 작가의 여타 단편소설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며 “ 매월 열리는이번 세미나를 통해 최명희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세상에 알리고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시간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매월 12일까지 최명희 문학관으로 신청하면 되고 참가비는 무료. 문의 063-284-0570.
전체 5,386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메뉴
error: 콘텐츠가 보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