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일보 20061113]허심탄회한 문학이야기들 펼쳐내

• 매체: 전북도민일보
• 날짜: 2006년11월13일
• 제목: 허심탄회한 문학이야기들 펼쳐내
• 출처: http://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9536&sc_section_code=S1N9
• 쓴이: 김효정 기자

“시인 정희성 선생님은 고등학교 시절 수능 시험지 지문에서 절 무척 괴롭히셨습니다. 선생님의 시가 예문으로 나온 문제에 대한 답을 풀으라 하면 풀 수 있으시겠습니까?”
“시인 박남준 선생님! 언제 결혼하시나요? ”

젊은 예비작가들의 당돌한 질문들이 기성문인들에게 직격탄으로 날아든다.

지난 11일 최명희 문학관 세미나실. 전북과 서울지역의 작가들과 도내 대학생들이 만나 허심탄회한 문학이야기를 펼쳐냈다. 최명희 문학관(관장 장성수)과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단장 이종민) 공동 주최로 진행된 ‘풋풋한 문청(文靑)과 농익은 작가들의 유쾌한 충돌’.

특히 이 자리는 도내 대학들의 관련 학과와 동아리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그들의 젊음을 나누는 자리기도 했다. 이 날 행사에는 정희성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을 비롯해 강형철 전 문예진흥원 사무총장과 김경철, 김지우, 박남준, 윤석정, 이영주, 차주일, 홍기돈씨 등 시인과 소설가, 평론가 등으로 활동 중인 30여명의 서울작가들과 전북에서는 안도현 박남준 서철원 경종호 박성우 정동철씨 등이 함께 했다.

또 작가들뿐만 아니라 ‘전주’와 ‘전통’, ‘한옥’을 주제로 ‘가을, 전주’의 박솔(전북대 글춤), ‘풍남동에는 거북이가 산다’의 백상웅(우석대 문창과), ‘관통’의 유기쁨(전주대 국문과), ‘물오리’의 김홍희(원광대 시공간)등이 자신들의 창작시를 낭송하고 정희성 시인의 ‘저문강에 삽을 싣고’를 랩으로 부르는 등 젊은이들의 창의력 있고 생기발랄한 시간들이 마련됐다. 이어 작가들에게 던지는 돌발인터뷰를 통해 기성작가들과 문학 청년들이 스스럼없이 한자리에 어우러졌다.

정희성 시인은 지난 9월 석정문학제와 최명희 문학상 심사 등에 참여했던 일을 이야기하며 “전주는 조선왕조의 발원지로서 전통을 바탕으로 살아있는 문학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청년 문인들의 수준 또한 매우 높아 문학적 뿌리가 상당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 경 시인은 “요즘 도시에서 글쓰는 젊은 작가들은 감각적이고 소소한 일상에만 집착해 선굵은 서사가 부족한 듯하다”며 현 문단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어 “글쓰는 사람은 전통을 지지해야 하며 전주는 전통문화와 자연이 잘 어우러져 문학의 소재가 풍부한 곳이다”며 “지금 이자리에 있는 젊은이들 중에서 중요한 문학가가 탄생하리라 믿으며 전통을 바탕으로 현재 이야기를 써낼 수 있는 좋은 작가가 되길 바란다”고 애정어린 충고를 했다.

한편 이 날 행사에서는 가야금 산조와 판소리 등의 무대를 통해 전주의 전통문화와 문학이 어우러지는 자리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