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심을 지닌 땅

언론에 비친

[전북중앙신문 20061121]'겨레말큰사전 편찬'관련 토론회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07-01-12 13:58
조회
4831
언어는 정신의 지문이다


[문화포커스] '겨레말큰사전 편찬'관련 토론회

“똥뀐 놈이 먼저 성깔부린다고, 선수를 치자는 소린디…. 조쪽서는 요번 참에 울덜까지 싸잡어 몰어칠 게 뻔하단 말이시….”

“즈덜도 다 동니 생각혀서 꾸민 일일 건디, 고 뱅여시거튼 미꿀네가 하도 비기시러서 그렸을 거란 말여. 근디, 고걸 알고 으찌 고 불쌍헌 것덜만 혼내켜….”

img.php?img=b456196433d157e3cb2babcc175d25ff.JPG&id=11600


전북방언을 잘 구사하고 있는 조봉래의 ‘풀벨골 이야기’중 일부다. 언어는 정신의 지문이라고 말한다. 모국어 속에는 반만년 이어져 온 인간과 자연의 모습, 전통, 문화, 예술의 혼이 살아 숨쉬고 있음은 물론이다. 최명희 선생은 ‘피폐한 현대인들의 떠돌이 정서에 한 점 본질적인 고향의 불빛을 전하기 위해 혼불을 썼다’고도 했다.

전북의 방언은 더 이상 방치돼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 전북방언사전 발간을 서두르고 국어사전에 전북방언 등재를 서둘러야 전북인의 얼을 제대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태영 교수(전북대 국어국문학)는 국어국문학사에서 전북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선말큰사전의 편찬 주역인 장수출신 정인승 박사를 비롯 시조시인이자 국문학자였던 여산 출생의 가람 이병기 선생, 백제 때 유일한 시가인 ‘정읍사’, 우리나라 최초 가사인 ‘상춘곡’, 한국 최초 한문소설집 ‘금오신화’에 실려 있는 ‘만복사저포기’ 등이 그 반증들이라는 것.

이 교수는 이어 판소리 본고장인 남원이나 완판본의 중심이었던 전주도 예외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이런 큰 흐름은 근 현대 들어 채만식·최명희·윤흥길·신경숙·이병천·신석정·서정주·고 은·김용택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한다.

이 교수는 결과적으로 ‘전북은 국어국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고장’이라고 설명하면서 전라도의 말을 더 이상 홀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변한다.

지난 3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겨레말큰사전’ 편찬과 관련 전주 토론회는 전북방언을 성찰하고 이를 토대로 사전발간 등을 추진하자고 주창하는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고은 이사장(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시인)을 비롯 장성수 관장, 홍윤표 부이사장(연세대 교수), 소설가 정도상씨(편찬사업회 상임이사), 김형수 시인(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총장) 등 2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제1주제는 겨레말큰사전남측편찬위원장인 홍윤표 교수가 나서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의 의의와 현황’을 발표했고, 2주제는 이태영 교수(전북대 국문과)의 ‘전라도의 말, 전라도의 얼’이 이어졌다. 2주제를 놓고 벌인 토론에는 소강춘 교수(전주대 국어교육과)와 서정섭 교수(서남대 국어국문과) 등이 참여했다.

이태영 교수의 발제문중 전라도 방언을 구사했던 도내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총정리하고 있어 이를 요약해 지상 중계한다.

#풍자문학의 대가 채만식

이 교수가 전라도 말을 가장 자연스럽게 구사한 소설가로 꼽는 이는 채만식. 방언 사용을 통해 구어체 문장을 구사하고 작중인물의 성격과 토속성을 묘사하는 데 노력한 작가였다고 풀이했다.

채만식 어휘의 진수로는 ‘형용사’ 사용을 든다. 파생접미사 ‘-름하-’와 ‘-롬하-’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예는 그의 작품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며 또 1930년대의 다양한 방언을 확인할 수 있고, 또 방언을 풍자에까지 활용했던 점도 유용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민속어의 백미 최명희

최명희는 우리 전통을 보여주는 민속어와 전북방언을 매우 사실적으로 구사했던 작가로 평가한다. 특히 남원 방언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지라고 설명하면서 모국어를 통해 근원적인 삶의 생명소를 찾으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고 목청을 돋웠다.

뒤 이어 최명희는 언어가 의사전달의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전통과 자연, 인간을 합일시키는 소중한 매체임을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상어 구사 탁월한 윤흥길

이 교수가 소설가 윤흥길에게서 주목하는 대목은 유행어와 같은 일상어를 자연스레 구사한다는 점. 정읍에서 태어나 익산에서 성장한 윤흥길은 지역 방언과 일상어를 대화문은 물론이고 지문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언어적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흥길이 자주 사용하는 일상어로는 ‘요란뻑적지근하다(요란하다)’, ‘따복따복, 지발덕덕, 찌럭소, 참깨방정, 알탕갈당, 실떡벌떡, 보리배필, 부애풀이, 얼낌덜낌에, 오손적도손적 등을 꼽았다.

#방언의 보고 신경숙과 이병천

이 교수가 소설가 신경숙에게서 매력을 찾는 것은 정읍 방언을 수채화처럼 풀어냈다는 점. 1993년 발표한 ‘풍금이 있던 자리’는 한 편의 그림을 감상하는 듯한 재미를 준다고 소개했다.

賻?소설가 이병천에게선 어린 시절의 토박이 방언 구사가 독특하게 드러난다고 주목한다. 대개 나이 든 사람들의 말을 방언으로 구사하는 데 비해 이병천의 ‘모래내모래톱’은 어린이의 방언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

#방언의 미학 발견자 신석정과 서정주

신석정은 서정적인 우리말을 시어로 사용해 미학의 경지를 넓힌 반면 서정주는 새로운 어휘창조로 한국어의 독특한 질감을 생생하게 구현해낸 작가로 분석한다.

이 교수는 서정주가 우리말과 전라 방언을 이용해 새로운 어휘 창조에 천착했고 풍부한 시적 표현을 통해 심미적 효과까지 획득했다고 정리했다.

전체 5,386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961
[전북도민일보 2011-03-22] 최명희문학관 '혼불, 그 한마디' 독서토론 개최
최명희문학관 | 2011.03.22 | 추천 0 | 조회 2015
최명희문학관 2011.03.22 0 2015
960
[동아일보 2011-03-22] 최명희문학관, 혼불 읽기 프로그램 진행
최명희문학관 | 2011.03.22 | 추천 0 | 조회 2101
최명희문학관 2011.03.22 0 2101
959
[새전북신문 2011-03-02] 전주 MBC, 장편소설 공모전 ‘혼불문학상’ 제정
최명희문학관 | 2011.03.02 | 추천 0 | 조회 2566
최명희문학관 2011.03.02 0 2566
958
[내일신문 2011-02-25] 2011년 혼불을 음미하다!
최명희문학관 | 2011.02.25 | 추천 0 | 조회 2102
최명희문학관 2011.02.25 0 2102
957
[전북도민일보 2011-02-24] 최명희문학관 "혼불 읽고 토론하자"
최명희문학관 | 2011.02.24 | 추천 0 | 조회 2034
최명희문학관 2011.02.24 0 2034
956
[전북중앙신문 2011-02-21] 한국문학관협회 신임 이사로 장성수 선임
최명희문학관 | 2011.02.23 | 추천 0 | 조회 2261
최명희문학관 2011.02.23 0 2261
955
[새전북신문 2011-02-21] 최명희문학관 장성수 관장, 한국문학관협회 이사 선임
최명희문학관 | 2011.02.23 | 추천 0 | 조회 2082
최명희문학관 2011.02.23 0 2082
954
[전북일보 2011-02-21] 장성수 최명희문학관 관장, 한국문학관협회 이사 선임
최명희문학관 | 2011.02.22 | 추천 0 | 조회 2058
최명희문학관 2011.02.22 0 2058
953
[전라일보 2011-02-22] 장성수 최명희문학관 관장 한국문학관협회 이사 선임
최명희문학관 | 2011.02.22 | 추천 0 | 조회 2147
최명희문학관 2011.02.22 0 2147
952
[전북도민일보 2011-02-21] 장성수 최명희문학관 관장 한국문학관협회 이사 선임
최명희문학관 | 2011.02.22 | 추천 0 | 조회 2072
최명희문학관 2011.02.22 0 2072
951
[새만금일보 2011-02-16] '문학의 본고장' 전주 대내외에 널리 알린다
최명희문학관 | 2011.02.22 | 추천 0 | 조회 2074
최명희문학관 2011.02.22 0 2074
950
[새전북신문 2011-02-18] '혼불' 숨쉬는 그녀의 삶 속으로
최명희문학관 | 2011.02.20 | 추천 0 | 조회 2073
최명희문학관 2011.02.20 0 2073
949
[전북매일신문 2011-02-17] 전주서 문인들의 진정한 숨결 느끼다
최명희문학관 | 2011.02.20 | 추천 0 | 조회 2017
최명희문학관 2011.02.20 0 2017
948
[전북매일신문 2011-02-17] 전국문학관대표자회의, 오늘까지 전주서 개최
최명희문학관 | 2011.02.20 | 추천 0 | 조회 2148
최명희문학관 2011.02.20 0 2148
947
[전북매일신문 2010-02-17]최명희문학관서 전국문학관 대표자회의 성황
최명희문학관 | 2011.02.18 | 추천 0 | 조회 2040
최명희문학관 2011.02.18 0 2040
메뉴
error: 콘텐츠가 보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