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중앙신문 20060426]최명희 문학관 25일 개관

초대관장에 장성수 전북대 교수

‘아소 님하, 꽃심을 지닌 땅…’. ‘최명희문학관’이 2년 여의 단장을 마치고 25일 드디어 위용을 드러낸다.

전주 한옥마을 중심에 자리한 ‘최명희문학관’은 지하 1층과 지상 1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건평만도 2백여평에 달하는 규모. 문학관 전면은 작은 공원형태로 꾸며져 있어 시민들의 쉼터 역할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대관장으로는 현재 장성수 전북대 국문과 교수(58)가 선임된 상태며 김병용씨(40·전 백제예술대 교수)와 최기우씨(34·전 전북일보 기자)가 사무국을 맡아 꾸려가게 된다.

위탁을 맡은 혼불기념사업회(위원장 두재균)는 최명희 선생의 문학혼을 일구고 계승 발전시켜나가는 산실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거기다 혼불기념사업회가 문학관 운영비로 1억4천만원을 확보한 상황이어서 앞으로의 사업도 관심거리다.

개관을 이틀 앞둔 24일, 단장이 한창인 문학관을 찾아 요모조모 둘러봤다.

1층 주 전시관의 이름은 ‘독락재(獨樂齋)’. ‘홀로 즐기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이곳에는 선생의 친필원고, 훈장, 사인책 등이 전시된다. 말하자면 선생의 삶과 문학을 안내하는 공간인 셈.

‘문자향서권기’를 추구했던 옛 선비들이 자신과 대면을 통해 높은 문학정신을 이룩했던 경지를 이름한 것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그와 같은 경지를 누리기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당호다.

문학강연장과 기획상설전시장으로 활용될 지하의 이름은 ‘비시동락지실(非時同樂之室)’. 말 그대로 때를 정하지 않고 노소동락(老少同樂)·교학상전(敎學相傳)의 만남이 이뤄지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공간이다. 문학관측은 문학과 함께 하는 만남의 자리로 활용한다는 계획.

장성수 관장이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시민과 함께 연구하고 학습하며 감동을 주고받는 도시형이자 시민밀착형 문학관. 이런 관계로 첫해의 사업은 홍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운영과 시설의 안정화를 꾀해 전주의 대표 문학관의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의지.

다른 문화시설과의 연계나 교류도 관심을 두는 대목이다. 사업의 효율성 도모는 물론이고 격조를 한껏 높여 전주를 대표하는 문학관으로 키우겠다는 야심.

무엇보다 최명희 문학의 체계적인 정리보존과 전통문화의 인류사적 의미연구를 통한 국제적 문화교류는 장 관장이 꼽는 당면한 과제. 당초 문학관의 사업 윤곽을 ‘보존-심화-확산’의 세 차원으로 나눈 것도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연장선상이다.

혼불기념사업회의 핵심 멤버인 장 관장과 함께 소설가이자 문학박사인 김병용씨,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최기우씨가 뭉쳐 최명희 문학의 진수를 살려내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 이들 트리오가 울려낼 화음에 기대감이 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기적인 문학강연은 물론 문학제, 상설전시 등을 통해 독자들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서는 최명희문학관. 개관이후 진정 ‘꽃심을 지닌 땅’으로 화려하게 부활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